미녀와 야수
아름다운 하이파이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살 수 없다고 누가 그랬는가? Richard Black이 Primare의 새로운 £1,250짜리 CD 플레이어와 이에 어울리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알아보았다
Primare라고 날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들을 처음으로 대면할 기회를 갖게 되자 다소 흥분이 되었다. 이 두 기기는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모델로 동사의 CD21과 I21를 대체하는 제품이다. 이 정도 가격은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귀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하이파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1,250파운드는 경쟁력이 있는 가격이다. 물론 소리라는 문제도 있지만 외관상으로도 이 기기들은 그 정도의 가치는 있어 보인다.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하드웨어도 다른 모델만큼이나 가급적 기발한 디자인으로 보이게 만들었음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 기본적인 새시는 몇몇 Primare 제품과 비슷하게 두꺼운 강판으로 만들어서 마크가 없어도 Primare 제품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로고가 새겨진 전면 패널은 표면을 광택처리한 두꺼운 알루미늄으로 제대로 만들었으며 디스플레이 창도 깔끔하게 마무리하였고 게다가 볼륨 놉도 견고하고 기능적이다.
전면패널 디자인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간결해서 최소한 보기에는 좋지만 몇 가지 기능만 더 있었더라면 하는 바램이 절실하기 때문에 과거에 우리가 CD 플레이어 작동에 관하여 Primare에 표명하였던 바와 같이 약간의 진심 어린 힐책을 다시 한 번 되풀이해야겠다. 그 외에도 리모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원격조작시스템이 이렇게 매력적인 하드웨어에 포함되어야 할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물론 리모컨으로 웬만한 것(한 개만 있으면 모든 Primare 시스템에 사용이 가능)을 다 할 수 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좀 싸구려 같은 느낌이며 그저 화사해 보인다는 것이 마지막 불만으로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지 않은가!
CD22는 종전과 같이 위 뚜껑 아래에 오디오 CD 트랜스포트(다행스럽게도 느리고 소음이 나서 누구도 호감을 갖지 않는 CD-ROM이 아닌), 제어용 회로판, R-코어 트랜스포머가 들어있는 리니어형 전원공급장치 그리고 디지털-아날로그 및 오디오 출력 전용 회로판으로 구성된 야수의 모습이 감춰져 있다. 이 마지막 부분은 DAC 칩 및 업샘플링 칩이나 ASRC(비동기 샘플 레이트 컨버터)와 더불어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업샘플링 융통성
CD 플레이어에 ASRC가 있다는 것은 전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 장치는 디지털 필터링(업샘플링)과 지터-감소 기능이 있지만 Primare는 무변환, 48kHz, 96kHz 및 192kHz의 다양한 업샘플링 옵션을 제공하는 독특한 변환방식을 적용하였다. ‘무변환’을 선택하면 소스의 정밀한 특성은 ASRC에 의한 변환결과와는 현저하게 달라지지만 DAC에 의한 필터링은 그대로 적용된다.
정말로 이례적인 사양은 48kHz 업샘플링 옵션으로 이는 대다수의 메이커들이 실랑이할 가치가 없다고 분명하게 간주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비록 이 모드에서의 반응도가 96kHz나 192kHz로 업샘플링했을 경우와 아주 비슷하기는 해도 절대로 똑같다고는 할 수 없으며 다소 차이가 있는 소리를 내는 것이 확실하다.
이 외의 사양은 대부분 일반적인 기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플레이어는 디스크에 기록된 MP3와 WMA 데이터를 읽을 수 있으며 동일한 포맷이라면 기기 뒤쪽에 있는 USB-A 소켓을 통하여 USB 메모리스틱에 기록된 파일도 읽어 들일을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츨력부
(전기신호 및 옵티컬)와 조도조절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도 장착되어있다. 모든 부분이 아주 잘 어울려있는 설계이지만 특이하지는 않다.
변환 루틴
I22는 파워앰프에 클래스 D를 적용했기 때문에 비교적 덜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Primare는 이 기기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동사 고유의 클래스 D 앰프 회로를 개발하였으며 이렇게 제대로 만든 기조립품 모듈을 사용하는 방식은 비교적 소수의 하이파이 전문 메이커들만 채택하고 있다.
Primare의 ‘초고속 파워장치’의 회로는 그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되며 최소한 효과가 ‘초고속’으로 소멸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즉각적’인 회로기동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변환용 파워 앰프의 기동에 따른 작동성능이 더 좋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며 바로 그런 작동이 가능하도록 Primare가 어떤 조치를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양상으로 이 회로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만든 또 다른 이유는 앰프(엄밀한 의미의) 설계를 끝낸 후에 별도의 모듈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최초 설계 단계에 이미 출력용 필터 방식이 포함되어있었다는 것이다. 공정하게 말해서, 현재 일부 다른 설계에서도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모든 제품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니며 성능이 시원찮은 츨력용 필터는 초기 시절에도 클래스 D 앰프에 사용하기에 의심스러운 면이 많다고 알려졌었다. Primare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앰프와 필터를 일괄해서 설계하면 회로 주위에서의 피드백이 전 가청대역에 걸쳐 변함이 없어서 어떤 종류의 앰프 회로에서나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처리하기에도 대체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I22용 전원공급장치에도 스위치-모드 형태로 이러한 변환기술이 적용되었다. 다시 말해서, 이런 방식은 전원공급용 배선에서도 노이즈를 분출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며 트랜스포머에 기반을 둔 종래 방식의 공급장치도 그렇지 않기는 마찬 가지이다. 이 전원공급 회로는 ‘역률 개선(power factor correction; PFC)’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노이즈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앰프에 부하가 걸릴 때 공급되는 전원에 훨씬 더 친화적인 특성을 갖게 만든다.
I22 표준 모델에 장착된 입력장치는 언밸런스, 밸런스 합해서 모두 네 개로 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입력단자 세 개, 전기신호와 옵티컬 및 USB가 각각 하나씩 있는 모듈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있어서 연결장치가 더 많은 앰프로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USB 입력부는 ‘등시성’ 특성, 다른 말로 하면 컴퓨터로 하여금 데이터를 보다 신속하게 전송하게 해주는 현대 산물의 하나로 연속적으로 입력되는 데이터에 동기화시킬 필요가 전혀 없으며 연석적인 USB 디지털 오디오에서 발생되는 지터가 원천적으로 제거된다. 이 기기는 최대 96kHz의 샘플링 레이트와 24비트의 데이터까지 처리할 수 있어서 기본적으로 오디오애호가급 컴포넌트라고 할 수 있다.
I22와 CD22는 모두 다 제대로 만들었으며 값비싼 ‘고급제품’은 아니지만 양호한 품질의 부품이 사용된 여러 개의 회로판을 깔끔하게 조립해 놓았다. 소켓류는 눈에 띌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한 편이다.
완벽함을 더해주는
음악을 듣는 동안에 우리는 거의 언제나 두 기기를 같이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확실히 들었으며 또한 그것을 후회스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두 기기는 실제로 모든 면에서 아주 잘 어울렸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레퍼런스용 세트를 들을 때는 각각의 기기가 만들어내는 소리도 한 시리즈에 속한 기기라는 유사성 이상의 어떤 느낌이 있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별도의 단서가 없는 한 다음에 이어지는 설명은 두 기기를 같이 사용했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컴포넌트 자체에도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조합에 대한 첫인상은 활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은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활기라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사운드 재생 시스템(우리는 그냥 미쳐서 빠져들기 직전까지 이 시스템을 들어보았다 )이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으며 Primare는 그 경계를 넘나들기 전에 멈추도록 잘 조정해놓았다. 이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이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서 명료한 리듬과 더불어 활기찬 연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음악이 휩쓸고 지나가는 위험은 피할 수 없다.
밸런스에 대한 의문
동시에 디테일이나 이미징 같은 소리의 보다 미묘한 측면은 아주 잘 살아났다. 사실, 지금까지는 저렴한 시스템에서 이만큼이나 활력 있고 디테일에 밸런스가 잡힌 소리를 듣기는 어려웠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특히 최근에 구입한 캐나다 피아노계의 거장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Marc André Hamelin) 본인 작곡의 음악 몇 곡을 연주한 CD를 들을 때 이 깔끔한 밸런스가 가진 비결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명료하게 재생하기에는 무리일 정도로 수많은 음을 재빨리 연주하는 사람으로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연주하는 음악 한 두 곡을 들어보았지만 음악의 전체적인 틀은 무너져버린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어떤 음이 뭉개지는지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부분에서 전반적인 진척이 이루어지는지 또한 피아노 자체는 어떤 소리를 내는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비슷한 식으로, 여러 번 들어보았던 록 음악 한 두 곡에서도 대단히 명료한 느낌이어서 뒤 배경에 깔린 드럼과 가사도 잘 전달되었다. 실제로 노래가 가진 의도와 목표를 뚜렷하게 보여주었으며 소리의 상하방향 구성 형태도 아름다울 정도로 명료한 느낌을 주었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찬사 외에는 단점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두 기기 모두 다 중역대에서의 밸런스는 본보기가 될만한 수준이지만 고역대 상위부에서의 메마른 느낌은 제대로 녹음된 고주파수 대역에서도 달콤한 느낌을 다소 떨어뜨리는 기미가 있다. 게다가 (주로 I22에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저역이 항상 잘 뻗어나가지는 않는다. 비록 여러 동급제품들 중에서 I22만 저역이 유달리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에 I32가 보여준 정말로 엄청난 저역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또한 이미징 심도가 최상은 아닐지라도 되풀이되는 얘기이지만 가격에 비해서는 정말로 훌륭한 편으로 바로 이런 측면에서 두 기기의 특성을 요약하여 보여준다고 하겠다. 정말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