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실용적인 헤드폰으로, 스프링이 장착된 두 개의 ‘날개’ 가 머리를 가볍게 눌러주어 캔을 귀 위에 안정감 있게 머물도록 해주는 영리한 서포트 시스템이 돋보인다. 오픈백 디자인으로, 길고 꼬임 없는 케이블이 대단히 탄력 있고 움직일 때 생기는 기계적 소음을 아주 잘 차단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 인기 있는 모델은 출시된 지도 꽤 되어 약 3년 전에 본지의 테스트(HFC 300)에 다뤄졌을 정도이다. 하지만 Audio Technica는 이 모델(과 하이파이 라인의 자매 모델들)의 기술적인 면을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본지에서 지적했던 다소 밝은 사운드를 개선하려는 것 같다.
지금 이 모델의 사운드는 여전히 좀 밝은 편이나, 본지에서 보관해둔 장기 레퍼런스와 비교해본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확실히 덜해진 듯하다. 사운드는 섬세하고 확장감이 있으며, 아주 복잡한 고역이 나타날 때만 밝은 느낌이 드러난다. 밸런스는 중역과 저역에서 대단히 고르고, 낮은 저역의 해상도가 아주 우수하다. 게다가 디테일이 정말 칭찬하고 싶은 수준이라, 매력적인 가격까지 감안해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음악 장르를 편식하지 않으며, 구동하는 앰프도 가리지 않는다.
최근 Beyerdynamic의 다양한 모델을 소개해 제법 괜찮은 결과를 얻은 영국의 유통업체 폴라 오디오는 최근 하이파이 부문에서 열성팬을 끌어 모으고 있는 ‘프로’ 모델을 테스트해보라고 우리에게 제안했다. 차이는 크지 않지만, 좀 더 핏이 타이트하여 무대에서나 스튜디오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며, Pro의 사운드 역시 좀더 직선적이고 분석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폴라는 테스트용으로 80옴 버전을 보냈지만, 다른 모터 시스템과 250옴 임피던스를 채택한 모델도 출시된다. 후자는 코일 케이블 형식이고, 이 80옴 모델은 긴 직선 케이블이다.
밀폐형 디자인이며 머리 양 옆을 단단하게 눌러주어 외부 소음을 확실하게 차단한다. 하지만 사운드는 전형적인 밀폐형과는 거리가 있다. 훨씬 중립적이며, 밀폐형 헤드폰의 단점이 되기 쉬운 중/고역 공진이 거의 없다. 밸런스는 낮은 고역에서 다소 억제된 편이나, 저역은 대단히 정직하고, 높은 고역은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낸다. 디테일은 어느 레벨에서도 아주 우수한 수준이며, 크게 들을수록 더 돋보인다.
리듬을 중시하는 애호가라면 이 헤드폰이 가끔씩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오래 사용해도 편안하다.
또 하나의 밀폐형 헤드폰으로, 이 그룹 중 가장 낮은 임피던스를 가진 모델인데 이 경우 비교 테스트에서 부당한 우위를 누릴 수 있다. Denon에 따르면 드라이버의 마이크로파이버 등 음향적으로 최적의 재질을 사용했다고 하며, 인조가죽 이어패드는 쉽게 흘러내리지 않아 착용이 편안하다. 케이블은 꼰 패브릭으로 덮여있는데, 옷에 마찰되면 소음이 좀 나기도 한다.
사운드는 흥미롭다. 대단한 확장감과 헤드폰으로서 최대한의 무게감을 제공하는 저역은 굉장하다. 스피드와 튜닝도 뛰어나지만 절대 지나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중역과 고역이 약간 특이한 면이 있는데, 다양한 공진이 나타나서 특정 주파수대를 강화시키는 듯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 결과 Penguin Cafe Orchestra의 단골 테스트 트랙이 좀 둔중하게 느껴지며, 친숙한 클래식 보컬 레코딩이 치찰음이 다소 도드라지게 들린다. 어떤 경우에 이런 공진음은 귀에 의해 금세 안 들리게 처리되지만, 음악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양하다. 록은 대단히 성공적이나 클래식 팬이라면 다른 데 알아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 헤드폰의 제일 큰 차이는 귀를 감싸는 대신 이어패드가 귀 위에 얹힌다는 것이다. 안경을 끼는 사람에게는 이어패드가 머리 옆을 아프게 누를 수 있기 때문에 캔과 스펙 사이에 편안한 균형을 찾기 위해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이어패드는 상당히 부드럽고 귀 전체를 덮는 이어컵 모델만큼 친숙한데, 더운 여름에도 땀이 덜 찬다는 장점도 있다. 임피던스는 32옴으로 꽤 낮은 편이나, 감도는 그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케이블은 짧은 편이지만 마찰음을 내지 않아 좋다.
이 특이한 형태에 적응할 가치가 있는 것은, 사운드가 특이할 정도로 개방적이며 자연스럽고 신경쓰이는 착색도 거의 없으면서 디테일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드폰으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레코딩 당시의 음향에 대해 많은 정보를 들려준다. 헤드폰 이미징은 스피커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지만, 이 모델은 그래도 헤드폰으로서는 가장 그럴 듯한 수준의 음장을 선사한다.
사운드가 너무나 착색에서 자유로워 음표마다 활력과 생기가 넘친다. 깊은 저역은 Denon에 비하면 육중함이 떨어지나, 확장감은 우수하고 중고역과 매끄럽게 이어지는 통합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