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re 50으로 에포스는 ATC, B&W 같은 업체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스피커는 피끓는 오디오 마니아들이 피할 수 없도록 만든, 대음량 재생에 걸맞은 제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음량 재생 스피커라면 에포스는 사실 절대 떠오르는 이름이 아니다. 꽤 좋은 스피커를 만들긴 하지만 주로 한 사람이 번쩍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한 규모의 스피커가 에포스 스피커였다. 하지만 하이엔드를 표방한 Encore 50은 에포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타이밍과 섬세함에 집을 뒤흔들 정도로 울릴 수 있는 대음량 재생이 더해진 스피커다.
리얼 하이파이 스피커
특징을 보면 어떤 스피커인지 금방 감이 온다. 1,230mm 키에 튼실하고 공들인 스파이크 그리고 집 안 인테리어에 폐가 되지 않는 디자인이다. 집에서 음악을 즐길 때도 ‘큰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과감한 찬성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딱 알맞은 제품이다. 개당 45kg 무게에 일련의 드라이버들이 사용되었다. 저음은 220mm의 우퍼로 작지 않지만 아주 경량의 콘지는 케블라, 카본 파이버 그리고 펄프(흔히 종이로 알려진)의 혼합 구성물이다.
B&W 800 시리즈의 우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재로 알루미늄 섀시에 대형 40mm 보이스 코일로 +/- 30mm 콘지 이동이 가능한데 면적이 충분하여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웬만큼 소리를 내준다.
별도 분리된 인클로저에 담긴 미드베이스는 158mm 콘으로 소재는 우퍼와 같고 똑같이 역돔형 더스트 캡이 있다. 동일한 소재와 형태의 유닛을 쓴 이유는 크로스오버에서의 매끄러운 통합을 만들려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네트워크도 스피커 바닥의 별도 분리된 공간에 설치했다. 뒷면 패널을 열면 공심 코일이 보이는데 보다 특이한 부품은 중역 출력 조정이 가능한 탭핑된 오토 트랜스포머다. 스피커 바닥을 보면 한 쌍의 케이블로 중역을 1dB, 고역을 0.5dB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흥미롭게도 고역을 높이면 크로스오버의 저항을 바이패스한다.
트위터는 Encore 50 중 다른 에포스 스피커에서 보았던 유일한 부품인데 사실 외형만 같고 완전 개조한 버전의 Mi 트위터다. 에포스는 폴 피스를 드릴로 뚫고 드라이버 뒷면에 댐핑 처리후 봉합하여 캡을 씌웠다. 여기에 얇은 액상 자석 성분이 더해져 스피커 구동에 누가 되지 않는 충분한 파워 전달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캐비닛은 생김새와 달리 특별한 점이 있다. 베이스와 미드레인지 인클로저는 적층형 20mm 버치 플리우드와 원목 마감 처리한 12mm MDF를 혼용했다. 이전까지 이런 구성으로 캐비닛을 만든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에포스는 두 소재의 핵심 퀄리티가 캐비닛을 단단하고 댐핑처리가 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아름답게 만든
좋은 만듦새의 튼실한 스피커지만 특별히 아름답지는 않다. 한 종류의 원목 마감 뿐으로 만듦새는 프로페셔널하지만 그 어떤 스피커보다 멋지다고 할 수는 없다. 모던쇼트 Performance 6 LE는 좀더 싸지만 주물 제작 인클로저는 훨씬 더 놀랍게 보인다(How it compare에 언급한 것처럼). 모니터 오디오 PL200과 탄노이 Definition DC10T는 더 마감이 좋다.
에포스는 잘 만들긴 했는데 보다 신경을 쓴 것은 거대한 스피이크로 멋지게 깎았고 위에서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드라이브 유닛은 딱히 하이테크하지는 않아보여도 합금 바스켓과 훌륭한 마무리로 잘 만들었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스피커 이동을 쉽게 해주는 ‘스케이트보드’ 를 제공한다. 육중한 스피커를 이 도구로 설치하고 싶은 곳에 쉽게 옮길 수 있다.
이 스피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에포스 최고의 스피커다. 트라이와이어링/앰핑 터미널에서 넓은 바닥판 그리고 이중 소재의 베이스 인클로저까지 Encore 50은 전체 만듦새에서 디테일까지 모든 부분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무게나 가격 모두 동급 경쟁자들 그 이상이다. 무게가 음질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만듦새는 음질에 반영된다. 적층형 플리우드의 사용이 이런 대형 구조를 만들고 훨씬 단단한 베이스 인클로저를 가능케 해주었다. Encore 50의 무게는 확실히 저음에 도움이 되는데 확장되고 잘 제어된 저음을 선사한다. 또한 아주 평탄한 특성은 전 대역에 걸쳐 유지되는데 이는 엔터테인먼트의 극대화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아주 중립적인 음조로 음악을 진정으로 스릴 넘치게 만드는 데에는 다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대신 적당한 앰프와 소스로 보상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기기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본래 코플랜드 CDA825가 있던 자리에 리마 Antila II CD 플레이어로 교체했다. 더 세련되고 호소력있는 코플랜드지만 에포스와는 지나치게 평온했다. Antila에 클라세 CP-700 프리앰프와 가무트 D200III 파워 앰프로 바꾸니 Encore 50의 성능이 보다 명확해졌다.
그 중 가장 돋보인 것은 손쉬운 구동으로 이 스피커는 대음량 재생이 어렵지 않으며 전혀 힘들이지 않고 큰 소리를 내주었다(설계자 데이브 베리만 덕분이다). 또한 제시한 감도보다도 더 효율이 높은 사운드를 안겨주어 전반적인 재생에 어려움이 없는, 나름 호소력이 짙은 사운드를 쉽게 들려주었다.
또한 쿼드의 새 인티앰프를 잠시나마 들었는데 불과 25w의 앰프지만 정말 상당한 힘을 내주었다. 이 앰프는 풍부한 음색과 매혹적인 사운드로 최고의 파트너임이 입증되었다. 에포스가 집안을 뒤흔들 정도의 괴력을 선사하게 해주지는 않았지만 중역의 투명도는 깨끗하고 힘찬 울림으로 나타났다. 보컬은 특히 훌륭했는데 길리언 웰치와 도널드 페이건 같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재생에서 놀라운 결과를 안겨주었다.
대음량에 빠져들게 하다
이 스피커는 대음량 재생에서 빛을 발하며 이 가격대에서 보기 힘든 퀄리티이다. 당신의 취향이 육중한 사운드의 재생에 있고 이에 걸맞은 앰프와 소스를 갖고 있다면 돈 값 이상의 성능을 안겨줄 스피커이다. 하지만 보통 음량 이상으로 듣지 않는 사람이라면 음악의 에너지가 썩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밸런스 보다도 타이밍 때문으로 스피드는 표준적인 눈 높이로 봐도 이 스피커의 최대 강점이 아니다. 반면에 저음은 파워풀하고 아주 넓은 대역을 선사하며 그 구동 또한 쉽게 때문에 어떤 음악을 틀든 많은 이들에게 어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