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가 이야기 하는 하이파이란 오리지널에 근접한 높은 충실도, 즉 왜곡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크기만 달라질 뿐 성격은 변하지 않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하이파이인 셈이다. 하지만 케이블 무용론자의 주장 중에는 케이블로 일어날 수 있는 왜곡이란 우리가 듣는 가청주파수 대역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과 설사 왜곡이 일어난다 해도 위상만 올바르다면 왜곡 없는 음이 정말로 좋은 음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다. 과연 그렇다면 이 고가의 케이블은 이러한 논란에서 벗어 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오디오퀘스트의 스피커 케이블은 4가지 구조로 된 13개의 다양한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Volcano는 카운터 스파이럴(counter-spiral)이란 구조를 사용한 시리즈의 탑 엔드 모델이다. 카운터 스파이럴이란 +도체를 케이블 안쪽에 -도체를 바깥쪽에 둘러 쌓이도록 하여 역 나선상으로 교차하는 구조이다. 구조를 구체적으로 보면 +선으로 쓰인 선재는 서로 굵기가 다른 4가지 종류, 8개의 도체를 나선 방향으로 가장 중심 쪽에 위치한 DBS의 Anode(+) 호일을 둘러 쌓고 있다. 그 바깥쪽에 다시 8개의 -선이 이번에는 +선과 역 나선 방향으로 둘러 싸고 있는데, 당연히 바깥쪽의 지름이 크기 때문에 8개의 -선으로는 더 넓은 지름을 촘촘하게 감당할 수 없고 -선 사이의 또 다른 8개의 DBS의 Cathode(-)를 담당하는 선이 일정한 -도체 사이에 특정한 규칙적인 배열로 위치하고 있다. 설명 보다는 홈페이지의 그림을 보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특수한 구조로 인해 왜곡이 없는 극도로 선명한 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오디오퀘스트의 주장이다. 선재의 구조만 보아도 오디오퀘스트의 끊임없는 테스트와 축적된 기술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음에 모자람이 없다.
사용된 선재는 PCS+라 불리우는 혁신적인 동 소재다. 특수 공정을 거쳐 매끄럽고 오염되지 않은 표면을 가져 OFCH, OCC 심지어는 8N 보다 비교 우위에 퍼포먼스를 가진다고 한다. 절연체로는 카본을 입힌 폴리에틸렌을 사용하였다. 이 절연체의 특징은 스피커로부터 앰프 방향으로 전해져 오는 역기전력 노이즈(RF 잡음)를 차단 하는데 탁월하여 앰프 회로에 RF 신호로 인한 악영향을 미연에 방지한다.
특허를 가지고 있는 DBS 모듈이 Volcano에도 적용되어 있는데 앞서 설명 드렸던 DBS의 Anode와 Cathode에 72V의 전압을 걸어서 절연체가 항상 완전하게 분극된 상태로 유지해 준다. 고전압 전기장 때문에 절연체가 정렬되어 전자기장으로 인한 왜곡 대부분이 제거 되어 음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됨을 짐작할 수 있다. 배터리 상에는 전류 유출이라는 것이 없어 배터리의 내부적 화학 작용만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므로 사용 시간은 매우 길다.
DBS의 연결은 매우 쉬운데 본체에서 나온 작은 스테레오 잭을 케이블에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또한 아무리 좋은 선재라도 마지막 단자가 좋지 않으면 신호손실을 가져 올 수 밖에 없다. Volcano는 이 부분에도 만전을 기하여 단자는 직접 개발 및 제작한 순동 재질의 말굽 단자를 사용하였다. 그 외에 바나나 단자도 주문에 따라 장착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는 먼저 DBS를 제거한 상태에서의 케이블 자체의 능력만을 알아보는 시청을 취하고 나중에 다시 DBS를 장착하여 케이블 자체의 퍼포먼스와 DBS의 효과를 느껴보는 방식을 택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DBS의 연결잭을 분리하였다고 바로 그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 2~3일에 걸쳐 천천히 전위차에 의한 분자 배열 상태가 흐트러지므로 며칠간은 DBS 모듈을 빼놓는 것이 좋다. 테스트 시 참고 바란다. 시청에 사용한 기기는 스피커 펜오디오 세레나데, 윌슨베네쉬 디스커버리, 앰프는 Loth-X 300B 및 그리폰 벨칸토 프리, 크렐 KCT 프리, FPB-300C 파워 등 이다.
일반 DBS가 없는 상태로 며칠간 방치해 둔 뒤 연결한 Volcano의 음질은 이미지의 배경이 어둡고 조용하다는 점이다. 일부 중저가대의 케이블이 자사가 자신 있는 대역만을 강조하거나 컬러레이션으로 애호가를 현혹시키는 것과는 다르게 특정음에 대한 왜곡이 없고 연주자 및 레코딩 엔지니어가 의도한 음을 정확하게 내준다. 초저역에서 초고역까지 모든 대역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도 응답특성이 좋다. 또한 음의 결 중에 까칠한 부분이 없이 부드럽게 다듬어 놓아 입자감이 매우 섬세하다. 저역 특성도 가격대에 걸 맞는데 저역을 정확하게 컨트롤 하면서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은 중역대의 혼잡함이 사라지는 점이 간과할 수 없는 Volcano의 특징이다. 사운드 스테이지는 넓고 가장 큰 장점은 무대의 깊이이다. 특정 연주자를 너무 앞으로 내 몰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을 이루어 낸다. 말러 교향곡 5번에서 순간적인 총주에도 사운드 스테이지의 입체감을 흩트리지 않으며 무대의 깊이로부터 기인한 멀리에서부터 울려오는 팀파니 소리는 매우 인상적이다.
DBS를 연결하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나타는 것이 배경의 정숙함이 더해져서 결과적으로는 악기 하나 하나에 에너지가 부여된다. 오펜바흐의 재클린의 눈물/미샤 마이스키의 연주에서 깊이 표현되는 첼로와 스피커가 놓인 뒷 공간이 멀게 느껴지는 연주는 작은 바이브레이션 하나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내어 애잔하고도 슬픈 음악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은 바이올린에 의한 슬라브풍의 멜로디로 전개되어 클라리넷이 뒤를 이어 받는데 현악기 반주의 섬세한 텍스처가 살아 있으며 잔향 성분도 훌륭하여 곡 전체를 관통하는 서정성을 재현한다.
얼마나 마음이 순수하고 고와야 임금님의 옷이 보일런지는 모르겠으나, 케이블의 효과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현실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점은 케이블에 따라 분명히 변한다는 것이며 단지 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변할 것인지에 따라 그 가치 여부를 정의할 수 있다.
오디오퀘스트가 오랜 시간 동안 개발하고 또 경험한 노우하우를 쏟아 부은 이 스피커 케이블은 적어도 테스트해 본 시스템내애서는 분명하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 시키는 마술을 부렸다. 오디오는 매칭의 묘미라고 하지만, 사실 Volcano라면 극히 예외적이지 않는 한, 어느 시스템에서라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임이 분명하다. 일반형 케이블보다 나빠질 부분은 없어 보인다. 비용에 관계없이 최고의 사운드를 원한다면 필청 리스트에 올려도 좋다. HFC - 성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