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LM 어쿠스틱스는 한스 프릭이 운영하는 오스트리아의 오디오 업체다. 한스 프릭은 WLM 이전 맨리, 레드로즈 뮤직 등을 판매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샵을 소유했다. WLM 어쿠스틱스는 2002년도에 설립되었으며 처음에는 스피커 제작으로 시작하였다. WLM의 스피커 설계자는 열렬한 음악 애호가이면서도 오스트리아의 올림픽 대표 선수였다고 한다.
WLM은 스피커와 잘 매치되는 앰프를 만들고자 시도하게 되는데, 결국 세르비아에서 Trafomatic Audio를 운영하는 사사 코키치에 제품 설계를 의뢰하게 되었다. 앰프의 다른 부품들은 유럽 각지에서 공급받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포장 박스에서도 유럽을 제품 원산지로 표기하고 있다.
WLM 어쿠스틱스의 사운드 철학은 음악적으로 가장 신뢰할만한 재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적 배경을 지닌 곳이고 한스 프릭씨 스스로가 다양한 하이엔드 제품을 취급해왔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서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특히 한스 프릭씨는 예전부터 진공관 앰프의 사운드를 선호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WLM의 제품은 모두 진공관을 사용한 일렉트로닉스 제품이다.
구체적으로 라인업을 살펴보면 Phonata 포노 앰프, Gamma DAC(역시 진공관을 사용한다), Linea 프리앰프, Sonata EL34 스테레오 파워앰프와 Minueta EL84 스테레오 파워앰프, 그리고 Allegra EL34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있다. Sonata 모델의 인티앰프도 있는데, 원래 Sonata 파워앰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Sonata 인티앰프에서 파생된 제품이다. 그러나 내부의 설계는 완전히 새롭게 이루어졌으며, Linea 프리앰프와 최적의 매칭을 이루도록 설계한 제품이라고 한다.
WLM 어쿠스틱스는 제품에 탑재된 트랜스의 성능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한스는 진공관 중에서는 EL84를 사용한 앰프를 가장 좋아하지만, WLM의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해서 좀 더 큰 출력을 얻을 수 있는 EL34 앰프의 설계를 사사에게 의뢰했다고 한다. 그 결과는 소나타 인티앰프가 되었다.
이번에 리뷰한 제품은 Linea 프리앰프와 Sonata 스테레오 파워 앰프다. 두 제품은 규모 면에서 두 제품을 합쳐도 생활 환경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며, 우아하고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우드 패널로 감싼 디자인은 기존의 제품에서도 많이 시도된 바 있어서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유사한 컨셉트의 제품과 비교해 볼 때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Linea 프리앰프의 전면 패널은 우드 소재에 스테인레스 스틸을 덧대었다. 골드 사양도 가능하다고한다. 기능은 온, 오프 스위치, 볼륨, 그리고 소스 셀렉트 만을 갖추어 대단히 심플한 편이다. 후면의 5개 입력 단자는 모두 싱글 엔디드 타입이고 그 외에 추가하여 테이프 및 서브우퍼 출력을 제공한다. 사용 진공관은 두 개의 6N1P-EV와 하나의 ECL82다.
Sonata 파워앰프는 입력 트랜스포머를 탑재하여 소리가 깊고 고요하다고 한다. 소나타 인티앰프에 비해서도 디테일 재생에서 크게 향상되었다는 설명이다. 두 개의 ECC90과 네 개의 EL34 진공관을 탑재한 푸시풀 A방식의 앰프로 두 채널에 35와트 출력을 제공한다. 무게는 19kg으로 설치할 때 무난한 편이다. 제품 후면에는 스피커 사양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4옴과 8옴 탭이 달려 있다.
사운드 퀄리티
흔히 진공관 앰프에 대한 기대를 흡족하리만큼 훌륭하게 충족한다. 특히 현악기와 여성 보컬의 음색을 자신의 소리로 착색하여 아름답게 표현한다. 현의 울림과 잔향이 길게 유지되어 소리가 풍성하게 들린다. 일반적인 TR앰프에서와 달리 소리의 뉘앙스가 잘 드러난다.
전반적으로 진공관 앰프 특유의 살짝 부푼 그리고 하모닉스가 많은 소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드레인지 영역에서 소리가 섞이거나 혼잡해지는 일은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역시 표시된 출력에 비해서 월등한 구동력으로 왠만한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잘 재생한다.
재즈나 블루스 음악의 보컬에서는 가수의 테크닉과 감성이 디테일하게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리가 앞으로 당겨지는 일 없이 자연스러운 원근을 유지하며 3차원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
가수의 목소리에서 결코 자극적인 부분이 나타나지 않는다. 매끄러우면서도 감상자를 음악 감상으로 이끄는 매력을 높이 살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소리를 지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신의 여러 브랜드의 진공관 앰프에 비하면 자신의 음향적 특색을 보다 더 노출시키는 타입이다. 특히 음색에서는 객관적인 재생보다는 보편적인 음악 애호가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소리를 내주는 쪽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분들도 이 앰프를 들어보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보편적인 소리를 내준다는 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관현악곡을 감상해보면 역시 출력이 큰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내는 사운드스테이지의 규모감에는 다소의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음량에 관계 없이 자신의 소리를 그대로 안정감 있게 유지했고 음악 감상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웬만한 거실에서 중형 이상의 스피커와 매칭하더라도 크게 부족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구동력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물론 제조 업체에서는 두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특히 Sonata 파워앰프의 경우 우수한 앰프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공관의 아름다운 음색을 지니면서도 대부분의 스피커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구동력과 뛰어난 S/N 비가 돋보인다.
만일 다른 브랜드의 프리앰프 제품과 함께 사용하더라도 좋은 선택이 될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오래도록 곁에 두고 좀 더 많은 가능성을 추구해보고 싶은 시스템이었다. H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