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 보이는 AE. 하지만, Radiance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80년대 후반 설립된 AE는 프로용 스피커 디자인에 블랙 텍스처 마감으로 작지만 성능이 뛰어난 AE1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설계에는 값비싼 회반죽 방식 마감 등 탁월한 부분이 많았으며 이런 기술은 작은 스피커의 제조와 메탈 진동판의 드라이브 유닛 등에 대해 상당한 신뢰성을 가져왔다. 특히 메탈 진동판은 수많은 모조품들을 양산하게 만들었다. 초창기 비약적인 성장 이후, 말레이시아 사업가에게 인수되어 스피커 타입이나 모델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였다. 이들이 처음 시도했던 금속 콘 드라이버 사용과 독자적인 센터 캡 더스트 커버 등은 AE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Radiance 시리즈는 3년의 연구로 얻은 산물이다. 전체 5개의 모델로 구성되며 그 중 스테레오 스피커가 3가지인데 가장 큰 모델이 리뷰 제품인 3웨이의 Radiance 3이다. 이보다 약간 작은 플로어스탠더와 스탠드마운트가 있다.
"굴곡진 디자인은 유러할 뿐 만 아니라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 반사파를 분산시킬 수 있고 정재파 생성을 막아준다."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 마치 데자뷰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몇 년 전, 본지에 소개 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Aelite 3라고 불리는 AE의 2개 제품을 리뷰했던 적이 있다. 이 Radiance 3는 외형적으로 초창기 모델과 닮은 구석이 많다. 같은 사이즈에 인클로저 모양도 같으며 같은 3웨이 방식에 4개의 드라이버 구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속내는 완전히 바뀌었고 성능도 향상되었으며 거기에 가격도 역시 2007년의 £750에서 2배인 £1500로 뛰어 올랐다.
인클로저가 비슷하든 아니든 잘 생긴 플로어스탠더임은 확실하다. 매력적이고 풍부한 기능의 굴곡진 옆면과 전면부 에지는 창백하지만 검정색 원목 소재로 마감되었고, 세밀한 기계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합금형 아웃 트리거 방식의 스파이크가 스피커를 든든히 받쳐준다. 8mm의 스파이크는 설치될 마루에 좋은 궁합을 기대할 수 있겠다. 캐비닛의 옆면 은 하나 하나의 소재가 촘촘하게 겹쳐진 15mm의 MDF 합판을 휜, 깊은 커브형으로 완성했다. 이는 댐핑 능력을 높이지만 단단함이나 구조적인 일체감을 줄이기 때문에 콘 드라이브 유닛 각각을 위한 분리된 내부 챔버를 만들기 위한 평형의 파티션을 이용하여 그런 단점을 동시에 해결했다.
굴곡진 디자인은 유려할 뿐 만 아니라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 반사파를 분산시킬 수 있고 정재파 생성을 막아준다. 인클로저는 전면부보다는 후면부가 훨씬 좁게 설계되었지만, 2쌍의 스피커 터미널 패널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하며 콘 드라 이버 각각의 유닛당 하나씩 총 3개의 포트도 갖추고 있다. 플러그 근처에 마른 모래로 채울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굳이 모래를 채울 필요는 없어 보인다. 베니어 합판 속에 감춰져 있는 자석으로 그릴을 붙일 수 있으며 별도 기구물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3개의 금속 콘 드라이브는 AE만의 독특한 더스트 캡을 갖고 있다. 2개의 우퍼는 160mm 캐스트 프레임과 120mm 콘을 갖고 있으며 중역을 담당하는 좀더 작은 드라이버는 130mm 프레임과 95mm콘으로 구성되었다. 초기 모델에 사용된 것과 달리, 이 드라이브 유닛은 상당한 발전을 보여준다. Finite element analysis (FEA) 모델링 기법으로 설계한 콘지 설계로 공진 주파수를 한층 더 높은 주파수 대역으로 밀어낸 반면 콘지는 더욱 가볍게 무게를 줄였고 마그넷 설계는 감도를 높이도록 최적화 시켰다. 또한 하모닉 디스토션과 열로 인한 음의 열화도 모두 줄일 수 있었다.
트위터에는 원형 소프트 패브릭 진동판과 38mm의 링 라디에이터를 사용했고 음의 확산을 컨트롤하기 위한 DXT 웨이브 가이드가 유닛 전면에 설치되어 있다(다음 페이지의 렌즈 구동 박스 기사 참조). 스피커 터미널과 크로스오버 네트워킹은 최대한 심플하게 구성하여 구성 요소의 개수를 줄이고 성능을 높였으며 저항도 감소시켰다.
사운드 퀄리티
이처럼 2개의 포트를 지닌 160mm 더블 우퍼의 플로어스탠더 재생시 뒷벽을 깨끗히 비워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내부 청취실에서 원거리 음장 측정에서 40Hz의 포트 튜닝 덕분에 27Hz까지 내려가는 낮은 저역을 얻을 수 있었다. 90dB의 일반적인 감도와 전체 대역에 걸쳐 +/- 3dB의 인상적인 주파수 응답을 보여준다. 이런 수치가 인상적이기는 해도 중역(250Hz-500Hz)에서의 출력 부족이 보이고 중상위 대역 (700Hz-1.5KHz)에서는 약간의 과도함이 스피커 고유 특성에 나타난다.
높은 감도를 보완하기 위해 임피던스는 앰프로부터 상당한 전류를 요구한다. 포트의 튜닝 주파수인 34-43Hz와 다소 높은 110-130Hz에서 약 4.5옴이 되어 일반 임피던스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두번째 대역은 가청 대역 중 꽤 높은 민감한 대역이다. 흔히 녹음에서 아주 높은 고역은 많은 에너지가 집중은 없으나 이 스피커는 8kHz 이상에서도 임피던스가 낮아진다.
Radiance 3를 들어본 첫 느낌은 인클로저가 아주 조용하다는 것. 대개 조악한 캐비닛의 스피커들은 전체 다이 내믹 레인지 중 아주 낮은 레벨에서는 디테일 해상도가 흐릿하고 둔탁하게 억제된 문제를 일으키지만 이 캐비닛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으며 잘 컨트롤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범상치 않을 정도로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아주 낮게 잡혀있는 인클로저의 특색의 결과 때문인지 중역 전반에 걸친 불균일한 온화함은 피할 수 없는 반면 더 높은 대역은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 그 결과 목소리는 다소 지나치게 차가운 성향이 되어 마치 두손을 컵 형태로 모은 듯한 메가포닉 효과가 느껴진다. 이런 현상은 음악 청취시 가사와 음성을 듣기에는 편안한데 음량이 급격히 커지면 공격적 이고 내지르는 성향으로 바뀐다. 낮은 볼륨에서 아주 멋진 특성이 볼륨이 점점 높아질수록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다이내믹 레인지는 아주 넓지만 실제 동작은 높은 가격의 스피커치고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좋은 의도와 무게감으로 음악을 들려주지만 저역 끝은 좀더 그립감, 텐션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고 반면에 중역은 시간축 일치의 미묘한 차이로 다소 소프트해진 느낌이 있다. 이는 전체 사운드가 표현력에 있어서 최고 수준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테레오 이미징은 이 스피커만의 또 다른 매력으로 사운드 스테이지가 뭉치는 경향이 없고 심도도 잘 표현된다. 특히 합창곡 같이 크고 믿을 만한 음향의 녹음에서는 더욱 잘 나타난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고역 또한 강점인데 그 자체가 매력적이라기 보다 멋진 디테일 공급에 큰 효과를 더한다. 총알 모양의 트위터는 아주 비싼 스피커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성능은 DXT 웨이브가이드가 지원되는 만큼 기대치 이상의 수준이다.
유일한 단점은 볼륨을 크게 올릴 경우다. 다소 샤우팅 성향의 음과 타이트한 다이내믹 그립감의 부족은 온화함으로 짜증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6배나 비싼 스피커로 바꾸어 들어야 한다. 하지만 가격을 신중하게 생각해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이 스피커를 LP판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음악과 CD, 라디오 TV를 접하는 이들에게 이 AE 스피커는 정말로 딱 맞는 제품이며 만족에 만족을 거듭할 것이다. HFC - Paul Messe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