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의 / 전당 #012
SPEAKER SYSTEM
아발론 Diamond
21세기 초두에 등장한 닐 파텔의 걸작-
광대한 사운드스테이지가 출현하고 스피커가 사라진다---
아발론(Avalon Acoustics)의 총수 닐 파텔 씨(Mr. Neil Patel)의 리스닝 세션은 저녁 6시 이후부터 시작된다. 공장에 있는 리스닝 룸에서 듣기 위해서는 공장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가 꺼지고 공장의 공작 기계들이 멈추는 것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리스닝 세션이 공장의 리스닝 룸에서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시험 제작 중인 스피커를 거주지에 설치하여 듣는다. 어쨌든 마구 듣는다.
시청 곡은 ‘이것이다’라고 결정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마구 듣는 것이 닐 파텔 씨의 스타일이다.
뒤쪽으로 6도 기울어져 음원(음의 축)을 가지런하게 맞추는 타임얼라인먼트(Time-alignment), 약 16cm에 달하는 두꺼운 배플의 모서리를 싹둑 베어 내어 면(面)을 낸 것은 드라이버(유닛)에서 나오는 음이 잘 펼쳐지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이런 특징이 동사 스피커의 포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저 디자인(의장)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이 아니다. 이 포름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발론의 공장을 방문했던 적이 두 번 있다. 스피커에 내장되는 패시브 네트워크를 촬영하는 것은 두 번 모두 거부되었다.
네트워크 회로에는 커다란 콘덴서와 리츠선(Litz Wire)을 감은 코일이 채용되어 있다.
본래 아발론의 스피커는 울리기 시작하고 나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커다란 콘덴서의 차지(Charge)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발론의 스피커는 인클로저를 포함하여 ‘Q’가 0.5로 설정되어 있다(스피커의 Q가 크게 설정되어 있으면 저음의 양감이 증가하는 대신 저음이 느슨해지고 작게 설정되어 있으면 저음이 조여지지만 양감은 감소한다.
일반적인 스피커의 Q는 0.6이다). 막 울리기 시작한 아발론의 스피커는 신통찮은 음을 내고 만다. 게다가 다양한 스피커와 함께 전시되어 있는 상태에서 울리면 그 뛰어난 스테레오 이미지가 엉망이 된다. 닐 파텔 씨가 의도한 울림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광대한 사운드스테이지가 출현
특유의 포름은 보이지 않게 되고
음악만 나타난다
아발론의 다이아몬드(Diamond)는 닐 파텔 씨의 걸작이다.
등장한 것은 2001년 9월. 이후 단 한 번도 개량되지 않고 20년 가까이 계속 판매되었다.
2001년의 모습 그대로이다. 스피커의 세계에서 이 같은 예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이것 하나이다.
아발론의 다이아몬드에는 그 이름 그대로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탑재되어 있다.
인클로저는 아발론 특유의 포름을 그대로 따랐다. 두꺼운 무늬목을 걸치게 하기 위해 아발론의 공장에서는 특제 프레스 기기를 가동하고 있다.
무늬목은 보통 얇기 때문에 신문 위에 얹으면 신문의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아발론의 무늬목은 두께가 수 밀리미터에 달한다.
이미 하나의 ‘판(板)’인 것이다. 발레리나가 ‘획’하고 턴 동작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다이아몬드의 주위에 할애하면 광대한 사운드스테이지가 출현한다.
그때 아발론 특유의 포름은 보이지 않게 되고 음악만 나타난다.
스피커가 사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