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마스터
Yamaha는 음악에 대해서 알 만큼 알지만, 이 CD와 앰프 콤보가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
Yamaha는 악기에서 스피커까지 음악 연주와 재생 분야의 모든 거점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1000과 2000 시리즈는 하이파이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경제가 위축된 이 시대에는 좀 고가이다. 그리고 두 시리즈 모두 강력한 스테레오 SACD 기능을 자랑하는데 이는 그렇게 꼭 필요한 사양은 아니다. 이런 사정에서 괜찮은 오디오 입문용도 아니고 Yamaha 오디오 입문용도 아니긴 해도(더 저렴한 올인원 시스템이 있으므로), 700 시스템은 2009년 많은 Yamaha 초보 팬을 만들어낼 잠재력이 있다.
CD-S700은 선배 모델에 있었던 SACD 같은 군더더기를 제하고 간결하게 만든 CD 플레이어이다. 그렇다고 하이파이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디지털 출력단자와 전면부 디스플레이를 차단하는 ‘Pure Digital’ 버튼도 있고, MP3 플레이어나 PC와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도 장착했다. 간결한 외관 아래에는 24비트/192kHz Burr Brown DAC가 차동(differential) 모드로 제공되며, 트리플 와이어 파워 트랜스포머가 트랜스포트, 디지털과 아날로그 스테이지를 위한 각각의 전원 공급기를 구동한다. 상급기에서 발견되는 ‘Silent Loader’ 트랜스포트 메커니즘도 채택했다. 덕분에 디스크 트랜스포트는 놀랄 정도로 조용하다. 심지어 플레이어에 귀를 대봐도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어느 정도냐 하면 디스플레이만 끄고 CD를 돌린 채 나뒀다면 며칠씩이나 모르고 플레이어를 계속 돌리고 있을 수도 있다.
“좀더 순수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ToP-ART 레이아웃
방식을 전체 앰프 회로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사양이
채택되었다.”
A-S700 앰프로 넘어가면, 90w 출력에 MM 포노와 CD 입력 단자, 추가 라인 입력 단자 2개, 레코딩 라인 입/출력단자 2개가 장착되었다. CD 입력 단자가 특별 대접을 받고 있는데, 다른 입력 단자는 Pure Direct 버튼으로 톤과 라우드니스 컨트롤을 우회할 수 있지만, CD는 따로 CD Direct 옵션이 있어 입력 셀렉터까지 우회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상급기 사양이 채택되었는데, ToP-ART는 전체 앰프 회로를 대칭으로 설계하여 좀더 순수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혼란스럽게도 ToP-ART 패키지 안에 ‘ART’라는 머릿글자가 섀시 베이스를 가리키는 표현 ‘Anti-Resonance and Tough’으로 중복 사용되고 있다.
CD 플레이어가 미니멀한 접근을 택하고 있다면, A-S700은 적어도 영국 하이파이의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다. 테이프 모니터와 두 세트의 스피커 터미널, 톤과 라우드니스 컨트롤과 앞서 말한 Pure Direct와 CD Direct 버튼을 갖췄다. 그렇다고 해도 요란하게 번쩍이는 불빛과 잡다한 스타일로 기울지는 않았으며, 블랙과 실버 마감 모두 고급스러운 매력을 풍기며, 납작한 톤/라우드니스 컨트롤은 70, 80년대의 Yamaha 기기를 연상시킨다.
라우드니스와 톤 컨트롤은 과거 (어느 정도 정당하게) 푸대접을 받았지만, Yamaha는 컨트롤의 궤적에 따라 볼륨도 조정하여, 이전의 톤 컨트롤의 ‘저역만 혹은 고역만, 중간은 없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사운드 퀄리티
700시리즈의 두 제품 모두 음악을 크게 존중하여 어둡고 권위 있는 재현을 담아낸다. Pure Direct 성능에 가까워질수록 (두 기기 다) 최상급 디테일과 섬세한 음악성이 빛나는 재현을 들을 수 있다.
“시스템이 고역을 과장하거나 리듬을 지나치게
표현한다면 아마 여덟 번째나 아홉 번째 트랙에서 박자
맞추기를 멈췄을 것이다.”
다른 말로, 정확하게 ‘이거다’ 싶은 사운드를 듣게 된다. 너무 과장되지도 않고 너무 둔하지도 않은, ‘중용의 사운드’. 중용의 철학은 성능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된다. 스테레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적당하다. 디테일?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다. 보컬의 또렷함? 리듬감? 죽의 온도? 모두 모두 딱 적당하다.
어떤 음악 장르도 편애하거나 홀대하지 않는 이런 태도는 듣자마자 귀에 꽂히는 종류의 하이파이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오래 들을수록 진가가 나타나며 음악 취향이 평범함을 넘어 성숙한 이들에게 특히 환영받을 종류이다. 하지만 평생 동안 들은 음악이라곤 CD S700의 USB 포트에 연결해서 본 리얼리티 쇼 배경음악이었다 해도 A-S700은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즉 톤 컨트롤이 MP3의 날카롭고 빈약한 고역을 순화시킬 목표로 특별히 설계된 것. 시중 최고의 성능으로 꼽을 만하며 디지털 영역의 톤 셰이핑 정도에만 뒤질 정도이다.
Yamaha 700 듀오는 <Layla> 테스트도 통과한다. 이 너무나 유명한 곡은 탁월하지만 좀 단조로운 앨범의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다. 만약 시스템이 고역을 과장하거나 리듬을 지나치게 표현한다면 아마 여덟 번째나 아홉 번째 트랙에서 박자 맞추기를 멈추고 감상을 중단하게 되었을 것이다.
가격대의 한계는 앰프를 최대한 밀어붙였을 경우에만 드러난다. 대형편성 관현악곡(말러의 8번 교향곡이라든가)을 비교적 요구가 많은 스피커와 함께 재생하면 앰프는 지나치게 음악을 윤색해버린다. 그렇긴 해도 동급에서 이 난곡을 이보다 잘 소화할 경쟁자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단점일까? 다이내믹한 사운드가 아쉽기는 하며(특히 앰프), 듣기에 짜릿함이 덜한 사운드를 낳는다. 반면에, 박력 있는 기기는 보통 흥분되는 사운드를 내기 위해 사운드의 응집력 등 음질의 다른 요소를 희생시킨다. Yamaha 700의 냉정 침착함이 마음에 드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적당한 스피커만 만난다면, 엄청나게 박력있는 사운드는 아니라도 동급에서 따르기 힘든 진솔한 음악 재생을 선사한다. 너무 온화하고 너무 밝으며, 너무 짜릿한 사운드에 질렸다면 이 듀오는 성숙한 취향을 만족시켜준다. HFC - Alan S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