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ON AVP/ POA-A1HD www.denondm.co.kr
HD MONSTERS
현존하는 최고의 HD 분리형 시스템에 도전하는 데논의 플래그십이 등장했다.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박우진이 본격적인 HD 탐구에 들어갔다.
데논이 지난 10년간 A1의 리시버 시리즈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진작에 한 번쯤 욕심 내도 좋을 법한 분리형 AV 앰프를 이제서야 처음으로 출시하였다. 다소 늦어진 감은 있으나 데논으로서는 새로운 HD 시대를 맞춰서 홈시어터 사운드의 새로운 레퍼런스를 제시하게 된 셈이다. 그야말로 No.1 브랜드의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한 제품인 만큼 구성이나 내용 면에서 기존의 AV 리시버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최고의 제품을 내놓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
AVP-A1HD는 THX Ultra2 규격의 AV 프로세서로서 흔히 HD 오디오라고 부르는 돌비 트루 HD와 DTS-HD:MA 포맷을 디코딩한다. 10채널 파워 앰프인 POA-A1HD와의 연결을 위해 밸런스드 출력을 제공하며, 멀티룸 기능의 존2, 존3의 프리 아웃까지 포함하면 무려 16 채널 출력을 지원한다. 서브우퍼는 3개까지 연결이 가능하므로 9.3채널의 서라운드 또는 프런트 채널의 바이앰핑 적용으로 7.2 또는 5.2채널 설정이 가능하다.
처음 이 제품을 보면 왠만한 파워앰프 만한 제품의 사이즈에 깜짝 놀라게 된다. 스피커의 구동을 파워 앰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서부터 이상적인 드라이브 능력을 갖추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AVP-A1HD 프로세서에는 모든 채널을 각각 디스크리트 회로로 구성하는 과감한 물량 투입이 이루어졌다. 역시 목표는 콘텐츠 제작자의 의도를 충실히 재생하는 것. 이를 위해 전용의 소자로 최적의 회로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데논의 설계 철학이다.
전면의 디자인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심플하게 구성했다. 모서리의 윤곽을 곡선으로 처리하여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부여했다. 사용자를 압도하는 규모에서는 강인한 힘과 박력이 풍겨 나오는 듯하다. 후면부의 접속 단자 역시 밸런스 단자를 좌우 측면으로 배치하여 깔끔하고 균형이 잘 잡힌 인상을 준다.
HD의 비주얼, HD의 사운드서라운드
포맷의 디코딩과 프로세싱을 위해서는 TI의 고성능 32비트 DSP를 3개 탑재하였다. DAC회로에는 고정밀도의 PLL 회로를 적용하여 D-A 변환에서의 지터를 최대한 억제하였으며 마스터 클럭의 정밀도도 향상시켰다. 데논의 CD 플레이어에 적용되어 잘 알려진 어드밴스드 알파 24 프로세싱을 모든 채널에 적용하여 보다 자연음에 가까운 보간 처리를 실시한다.
데논은 과거 DVD 플레이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화질을 지닌 제품을 라인업 했다. AV 프로세서의 영상 회로 역시 성능과 기능 면에서 플래그십 다운 풍부한 내용을 자랑한다. HDMI 입력 단자를 6개 출력 단자를 2개 지원하여 평면 디스플레이와 프로젝터의 동시 연결에 대비했다. HD 시대에 맞춰 1080p 해상도와 30비트의 딥 컬러 규격과 확장된 색영역의 xvYCC 규격에 대응하는 영상 회로를 장비했다. SD소스의 업스케일링과 디인터레이싱 처리 성능이 탁월한 HQV의 Realta 비디오 프로세서도 채택하였다.
DSP 음장 모드에 대해 데논은 전통적으로 스타디움, 콘서트홀 같은 기본적인 모드만 제공할 뿐이다. 다른 브랜드처럼 실제 연주회장의 음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프로세싱에 적용하는 데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었다.
데논의 하위 기종과 마찬가지로 오디세이 프로세싱을 적용한 룸 이퀄라이징과 오토셋업을 제공한다. 오토 셋업에서는 (1)스피커 접속 (2)스피커 사이즈 (3)스피커 레벨 (4)스피커 거리 (5)스피커 위상 (6)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체크해준다. 하위 기종과의 차이점이라면 MultEQ XT 테크놀로지에 의해 최대 8군데의 위치에서 측정한 결과를 프로세싱하여 리스닝 룸 전체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다. AUDYSSEY DYNAMIC EQ 기능을 적용하면, 측정한 방의 특성이나 소스의 음량, 인간의 귀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서 수시로 주파수 특성을 보정하게 된다. 이상의 셋업 및 룸 이큐의 적용 절차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모한 GUI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처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도 보다 쉽게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세팅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편의성이 강조된 압축 음원에 대해서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 AVP-A1HD는 MP3, WAV(리니어PCM), AAC(DRM비대응), WMA, FLAC 포맷을 재생하며, 랜 연결을 경유한 인터넷 라디오 및, iPod 독과의 연결, USB 메모리 연결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HDMI CEC를 지원하므로, 이와 호환되는 플레이어나 디스플레이와 연결할 경우 전원 On/OFF나, 볼륨 조절 등을 디스플레이나 소스 기기의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10채널의 파워앰프 POA-A1HD는 무게 60kg의 중량급 앰프. 4옴 부하에서 채널당 최대 300w를 출력하며, 브릿지 방식으로는 500w까지 공급이 가능한 매머드급 제품이다. POA-A1HD는 현 시점에서 10채널 파워앰프로는 유일한 존재이며, AVP-A1HD의 성능을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외관 디자인은 하이엔드 파워 앰프 제품다운 당당한 규모를 자랑하며, 전면의 레벨 미터는 앰프의 출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해내는 도구일 것이다. 뒷면에 질서 정연하게 나열된 스피커 단자에서는 다수의 스피커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스피커 단자는 바나나 플러그 또는 스페이드 러그를 사용할 수 있는 바인딩 포스트로 케이블과 견고한 접속이 가능하다. 사용하는 스피커 환경에 따라서 바이앰핑, 또는 브리지 방식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배려되어 남는 채널 없이 효과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채널마다 별도의 블록으로 구성된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채널 사이의 간섭을 배제하였다. 따라서 보다 정교한 서라운드 효과 재생이 가능하다. 대용량의 파워 트랜스포머와 커패시터, 그리고 다이오드를 사용해 안정된 사운드를 얻고 있다.
사운드 퀄리티
AVP-A1HD와 POA-A1HD의 결합은 홈시어터 사운드의 새로운 레퍼런스답게 스케일이 크고 당당한 소리를 내준다. 가정 극장의 한계를 넘어서 극장의 사운드의 스케일을 연상시키는 소리다.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소리는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는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재생되고 디테일과 다이내믹스에서 놓치는 부분 없이 세심하게 컨트롤 되어 있다.
근래의 AV 앰프들은 중 고역대를 보다 디테일하고 선명하게 재생하는 데 많은 성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상이 여전히 가정 극장의 느낌에 머물러 있다는 부분이 아쉽다. 화면의 대형화에 걸맞는 스케일과 감동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AVP와 POA는 감상자를 흡인하며 설득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연결된 스피커 시스템에 어떤 브랜드의 어떤 모델인가에 관계 없이 소리를 앰프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게 된다.
일부러 귀 기울여 들으려 하지 않아도 영화 속 상황의 분위기가 근접하고 실감나게 전달된다. 효과 음향은 강렬하고 또렷하며 액션 장면 역시 더 빠르고 신속하게 느껴진다. 특히 돌비 트루 HD라든지 DTS-HD:MA로 인코딩된 소스들을 감상하면, 영화 속 장면에 대한 몰입도가 월등히 높아지는 것을 실감한다.
워밍업이 지속되면, 고역이나 중역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각 대역간의 소리가 보다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인상이 된다. 효과 음향과 배경 음악의 음량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스피커가 자신의 능력을 100% 이상으로 발휘하고 있음을 느낀다.
TV 드라마처럼 사운드가 평범한 컨텐츠를 감상할 때에도 인물들의 대화 장면을 정성스럽고 섬세하게 다루어주는 부분에서 감탄하게 된다.
AVP와 POA의 조합에서는 BD나 DVD는 물론이고, 공중파 HD 방송의 공연 실황도 좋은 음악 소스가 된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감상 공간이 바로 공연장으로 변모한 듯한 박력을 느끼게 된다. 기계적으로 들리기 쉬운 일렉트릭 기타에서도 다이내믹스와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준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의 소리는 진행되는 리듬의 변화를 초 시계처럼 정밀하게 체크해 간다.
BD 타이틀의 오케스트라의 공연 실황을 감상하면 콘서트 홀의 규모를 자연스럽게 펼쳐 보이는데 감탄하게 된다. 저음 현악기의 소리는 풍성하게 공간을 감싸주며, 마치 높은 곳에서 악기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능력이 매우 훌륭하다. 굳이 부자연스러운 음장 모드를 제공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음악 재생 전용의 CD 혹은 SACD 플레이어를 통해감상할 경우에는 퓨어 다이렉트 모드를 선택해서 좀 더 차분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두 제품을 분리해서 다뤄보는 것도 흥미롭다. AVP는 다양한 기능과 진보된 성능으로 고급 사용자에게 다양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DVD 플레이어의 디지털 출력을 연결하여 음악 소스를 감상해도 부드럽고 섬세한 소리를 낸다. 아쉽게도 전용 하이파이 프리 앰프처럼 어쿠스틱 악기의 뉘앙스 풍부한 음색을 들려주는 타입은 아니지만, 음악 감상 시스템의 역할에 부족함은 없다. 특히 넓은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어지간한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이 만한 퀄리티의 소리를 얻기가 어려울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 두 제품의 궁합을 능가하는 짝을 맺어주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야 되겠다. 특히 POA는 이 시스템의 특징인 저음의 견고함과 안정감에 크게 기여하여 다른 제품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마치 토크가 강한 튼튼한 엔진과 강력한 브레이크를 갖춘 자동차처럼 믿음직한 파워호스로서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저음은 견고하고 단단하며, 순간적인 신호에 대해 신속하게 반응하고 팽팽하게 제동된다. 특히 서라운드 채널의 사운드가 프런트 채널과 일체화되어 감상 공간 전체를 힘차게 울려준다. 확실히 홈시어터 감상에는 이렇게 강력한 파워앰프가 중심을 잘 잡아 주어야 한다.
앞으로 데논은 물론이고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 조합을 능가하는 제품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감상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자신 있게 증명할 수 있는, 진정으로 가치 있는 시스템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