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열 3극관 300B를 탑재한 최고급 모노럴 파워 앰프
투명하면서 밀도 높은 사운드. 윤기 넘치는 표현력이 뛰어나고 훌륭하다 ---
독일 남서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옥타브에서 동사 최고급 시리즈인 ‘주빌리’ 라인업에 모노블록 파워 앰프인 주빌리 300B가 등장했다.
1987년에 창업한 이래로 옥타브를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스 호프만이 다루어 온 진공관식 파워 앰프는 거의 모두 플레이트 손실이 큰 빔관을 5극관 방식으로 연결한 고출력 앰프들이었지만, 이 회사의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본 제품은 직열 3극관을 이용한 순수 A급의 무귀환 싱글엔드 앰프이다.
2017년에 5극관인 KT120을 이용한 싱글 앰프 V16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3극관을 이용한 같은 콘셉트의 제품이 필요하다는 옥타브 팬들의 요청에 응하여 개발에 나선 제품이다.
몇 종류의 직열 3극관을 음질 검토한 다음 안드레아스 씨가 선택한 것은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300B이다.
매력적인 미드레인지라는 측면에 있어서 이보다 나은 진공관은 없었다고 한다.
앰프 설계에 있어서 옥타브의 기본 방침 중 하나로서 안드레아스 씨는 “다이내믹한 파워&하이 토크”를 내걸고 있는데 본 제품은 3개의 300B를 병렬 연결한 인다이렉트 타입이며 최대 30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히터 시스템에 대한 설계이다.
일반적인 50Hz, 60Hz/AC 점화 방식이나 DC 점화 방식이 아니라, 7Hz/5V의 파워 제너레이터로 3개의 300B 각각을 독립시켜 AC 점화하는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점화 방식 덕분에 히터가 원인이 되곤 하는 리플 성분이나 라인 입력으로 혼입되는 각종 고주파 노이즈를 근절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300B의 바이어스를 하이 포지션(출력 30W)로 설정한 다음 JBL의 K2S9900과 B&W의 800D3 등 2가지 스피커로 재생해 보았다.
안드레아스는 진공관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하여 반복해서 ‘Better Voice, Better Bass(목소리와 저음을 더 잘 재생하기 때문에)’라고 말해 왔는데, 본 제품에서도 그러한 매력은 유지하면서 ‘투명하고 밀도 높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맑고 담백하며 강직한 분위기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매우 품격 높은 사운드이다.
잘 만든 직열 3극관 싱글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송풍삽삽(松風颯颯), 살며시 스쳐 지나는 소리를 듣다’와 같은 섬세한 맛을 드러나지 않게 품고 있는 것이 틀림없지만 청각 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음상의 굴곡을 제대로 그려내는 남성스러운 표현력이다.
게다가 사람의 목소리를 윤기 있게 표현해 내는 능력은 옥타브가 만든 앰프 중에서도 유별나게 훌륭하다.
본지의 레퍼런스 앰프인 어큐페이즈 A250과 비교하자면 대역폭도 넓지 않고 사운드스테이지도 좁은 느낌이지만, 보컬이나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표현에 있어서는 약간 슬렌더 스타일이면서 듣는 이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진한 맛이 있다.
JBL과 B&W 모두 어떤 프로그램 소스를 들어보아도 파워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좀 더 감도가 높은 혼 형 스피커인 S9900과의 조합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어큐페이즈의 프리앰프인 A3850을 연결했던 본지 시청실보다 주빌리 프리와 연결한 필자의 집이 훨씬 더 좋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드러나는 성능의 차이가 큰 앰프임에 틀림없다.
옥타브 Jubilee 300B ¥8,500,000(페어)
●출력: 30W(HIGH), 25W(MID), 15W(LOW)
●입력감도: 0.5V(게인 HIGH), 1.7V(게인 LOW)
●사용 진공관: ECC82×1, EF800×1, 300B×3
●크기/무게: W240×H660×D400mm/60kg
●비고: 사진은 JJ 일렉트로닉스 사의 300B 탑재 사양, 그밖에 일렉트로 하모닉스 사의 300B도 선택 가능. 마감 디자인으로 좌우 패널은 헤어라인 블랙과 헤어라인 실버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중앙 패널은 3가지 중에서 선택 가능. 사진의 마감은 ‘헤어라인 블랙+월넛우드’ 사양. 밸런스 출력 HOT=2번 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