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오디오 Chronosonic XVX 스피커
이 걸작을 수입사의 시청실에서 접해 보니, 작년에 개최된 도쿄 인터내셔널 오디오 쇼에서 전시되어 있었던 것을 보았을 때보다 더 거대하게 느껴진다.
윌슨 오디오의 크로노소닉 XVX는 창업자인 데이비드 윌슨 씨가 돌아가신 뒤에 완성된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을 다운사이징하여 개발한 신제품이다.
WAMM은 주문을 받은 기간이 제한되었었고 생산도 70쌍으로 한정되었던 무척 특별한 프로젝트였는데, 크로노소닉 XVX는 현재 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아들인 대릴 윌슨 씨가 책임자로 설계를 이끌었다.
수입사의 자료에 따르면 XVX는 과거(X)와 현재(V), 그리고 미래(X)를 의미한다고 한다.
크로노소닉이란 시간축 상의 정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만들어 낸 단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로노소닉 XVX는 알렉산드리아 XLF의 뒤를 잇는 제품이라기보다는 WAMM의 직계 후손이라고 하는 편이 옳은 스피커 시스템이다. 알렉산드리아는 X1/그랜드슬램으로부터 진화한 대형 스피커이다.
이 스피커의 저음역은 15인치와 13인치 구경을 조합하여 구성되어 있다.
한편 본 스피커는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과 동일한 12.5인치와 10.5인치 구경의 우퍼를 조합하였다.
하위 모델인 ALEXX도 마찬가지이다. 가로 폭은 날씬해졌지만 깊이는 84인치나 된다. 미드베이스은 2개를 탑재하여 총 7개의 드라이버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다리의 스파이크를 포함하면 키가 193cm나 되는 장신이다.
최신 V소재와 S소재, 거기에 제3세대의 소재인 X소재라는 복합 소재와 항공기 그레이드의 알루미늄 절삭 부품을 사용한 것도 WAMM과 비슷한 점들이다.
윌슨 오디오 모듈러 모니터의 약자인 오리지널 WAMM은 1982년에 탄생했다.
윌슨 씨가 이상적인 스피커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개발한 초대형 스피커 시스템이다.
고음역을 위한 커다란 정전형 모듈을 사이에 두고 위아래에 미드레인지가 배치되었다.
저음역을 기준으로 각각 일정 거리만큼 뒤로 드라이버를 배치함으로써 WAMM은 청취자에게 도달하는 사운드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었다.
8개의 드라이버로 구성되었던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은 이처럼 각 주파수 대역의 시간 축 정렬 설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크로노소닉 XVX는 그러한 디자인 철학을 7개의 라이버로 농축시킨 궁극의 제품이다.
WAMM은 가격은 비싸지만 이익이 많이 남는 제품은 아니었다고 알려져 있다.
오히려 윌슨 씨 자신이 휴대하면서 사용하기 위하여 개발했던 WATT가 다행스럽게도 성공하여(WATT/PUPPY) 윌슨 오디오는 경영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WAMM을 개발하기 시작한 다음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을 완성시킨 데이비드 윌슨 씨. 그의 DNA를 물려받은 대릴 윌슨 씨의 작품을 지금부터 시청해 보도록 하겠다.
뛰어난 하모니, 어둠과 밝음, 강하고 약함의 대비가 감동적 ---
수입사의 시청실에 설치되어 있는 본 스피커는 드라이버들의 위치 관계가 청취자의 위치에 알맞도록 세밀하게 조정되어 있었다.
이번 시청에 동원한 음원은 전부 디지털 파일이었다.
DELA의 NAS와 LAN으로 연결된 CH 프리시전의 C1을 입력 기기로 사용했으며, 컨스텔레이션의 프리앰프 ‘픽터(Pictor)’를 거쳐 같은 회사의 제품인 ‘켄타우르(Centaur)Ⅱ’ 모노블록 파워 앰프까지, 모든 경로는 밸런스 방식으로 연결하였다.
크로노소닉 XVX의 입력단자는 싱글 접속 전용이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맨 처음 들은 곡은 ‘테시마 아오이’의 ‘달의 따스함’이었는데, 보컬의 음상이 너무 과하지 않게 무대 중앙에 선명하게 정위하고 있어서 사람의 피부에서 느껴지는 온도감마저 재현되는 듯하다.
음악에 몰입하면서 내심 감탄하게 된 것은 매우 빠른 반응성이었다.
견직포로 만들어진 트위터를 제외한 나머지 5개의 콘형 드라이버는 전부 펄프 소재로 만들어진 진동판을 갖고 있다.
우퍼는 하드 페이퍼 펄프이다. 미드레인지는 페이퍼 펄프 컴포지트 소재로 만든 진동판이다. 감도는 최신 스피커로는 상당히 높은 92데시벨이며 이 또한 빠른 반응성을 실현할 수 있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남성 보컬 곡인 ‘그레고리 포터’의 ‘테익 미 투 더 앨리(Take Me To The Alley)’는 목소리의 복잡한 음색 변화를 잘 재생해 내며, 뛰어난 해상도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음악에 녹아 있는 하모니를 훌륭하게 풀어낸다.
여성 보컬이 더해지면서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서는 여성 보컬의 음색과 구성지게 연주되는 트럼펫도 질감이 잘 묘사되었으며, 펄프 소재로 만든 진동판이 친근한 음색을 자연스럽게 자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개의 미드베이스에는 4개의 알니코 자석을 투입하여 새롭게 개발한 자기회로를 내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유닛은 덴마크의 스캔스픽과 함께 개발했다고 하며 알니코 자석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좋은 음질을 잘 살려낸 듯하다.
그 때문인지 ‘힐러리 한’이 연주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는 밝음과 어두움, 강함과 약함의 대비가 뚜렷하여 감동받았다.
음상이 비대해지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리얼리티로 바이올린 독주를 재생해주었다.
‘조나단 노트’가 지휘하고 도쿄 교향악단이 연주한 ‘쇼스타코비치:교향곡 제5번’은 최근 즐겨 듣고 있는 음반이다.
그 중 제4악장은 당당하면서도 뛰어난 생동감으로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이 곡에서는 다소 양감이 과하다고 느꼈다.
여러 가지 악기의 음색이 여러 겹으로 겹치는 포르테시모에서의 선명함도 약간 과하게 느껴졌다.
이어서 파워 앰프를 CH 프리시전의 A1.5(2대를 동원하여 모노럴 브리지로 설정하였다)로 교체했더니 사운드가 크게 달라지면서 좋아졌다.
지금까지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중음역~저음역의 제동감이 부쩍 좋아졌으며 청감으로 느껴지는 대역폭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 상태로 앞에서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들어보니 해상도가 확실하게 향상되었고 전체적으로 평탄한 경향의 밸런스가 느껴졌다.
약간 심심한 음색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탁 트인 듯한 사운드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구경이 서로 다른 우퍼를 구동하는 기법은 각각의 드라이버가 갖고 있는 개성을 완화시키기 위함이 그 목적일 것이다.
‘키스 재릿’의 하이 레졸루션 음원인 ‘재스민’을 들어보면 ‘찰리 헤이든’이 연주하는 우드 베이스가 눈앞에서 연주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본 스피커가 갖고 있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천장이 높고 넓이는 20㎡ 이상인 넓은 공간이 필요할 듯하다.
이번에 경험했던 아름다운 사운드는 틀림없이 이 스피커에 담겨 있는 능력 중 극히 일부분만 맛본 것에 불과할 것이다.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뒷면으로 설정하여 들었는데, 앞면으로 설정하면 임장감을 비롯하여 사운드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엠비언스용 트위터도 음장의 분위기를 교묘하게 장식해 준다. 감도가 높은 만큼 민감하면서도 대형 스피커다운 당당한 스케일감을 즐길 수 있는 호화스러운 걸작이라고 평가하고자 한다.
윌슨오디오 Chronosonic XVX ¥71,000,000(페어)
●형식: 4웨이 7스피커,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
●사용 유닛: 우퍼 31cm 콘형+26cm 콘형, 미드 베이스 17.5cm 콘형×2, 미드 하이 10cm 콘형, 트위터 2.5cm 돔형, 확산용 트위터 2.5cm 돔형
●감도: 92dB/W/m
●임피던스: 4Ω
●크기/무게: W420×H1,870×D840mm/310kg
●비고: 사진 및 가격의 사양은 슬레이트 그레이, 이외에 각종 마감과 별도 가격별 각종 업그레이드 컬러(¥73,000,000 페어) 및 주문형 컬러(¥75,000,000 페어) 있음
●문의처: (주)케이원에이브이 02)553-3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