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넘어서는 생동감과 에너지--
이종학(Johnny Lee)
개인적으로 수많은 도시를 방문하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두 군데다.
하나는 파리며, 또 하나는 로마다. 전자는 오랜 기간 동경해 왔으므로 당연히 도착하자마자 감격이 밀려온 데 반해, 로마는 그냥 로마니까 갔다가 한 방 단단히 먹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만난 오디아 플라이트의 본거지는 로마에서 그리 멀지 않다. 통상의 리뷰를 하는 심정으로 들었다가 역시 크게 한 방 먹었는데, 어찌 보면 뭐에 홀린 기분이다.
로마는 로마란 말인가? 동사의 핵심 콘셉트는 전기적 신호의 왜곡을 없애는 것이다.
오디오는 전기를 타고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이런 기초적인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통상의 전압증폭 방식에 피드백을 사용하는 쪽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처음부터 결론을 내렸다. 이후 전류를 이용한 피드백 회로를 개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창업 초기엔 작은 인티 앰프로 시작했지만 점차 실력과 기술력을 배양해 점점 대형화되었으며, 최근에는 동사의 플래그십인 스트루멘토 시리즈를 버전업한 로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
이 음을 듣고 나면, 반평생을 거쳐 한 분야에 천착해 온 장인의 진짜 솜씨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참고로 회사명인 오디아(Audia)는 사람 이름이기도 하지만, 어떤 성공을 향한 갈망이나 감정적인 힘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뒤에 플라이트가 따라붙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마치 동사의 제품을 들으면 힘이 솟구치고, 삶이나 성공을 향한 욕구가 치솟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리라.
사실 이번 시청에서 나는 오랜만에 살아 숨 쉬는 음을 즐길 수 있었다. 단순히 정보량이 많고, 다이내믹스가 뛰어난 것을 넘어서서, 연주자의 숨결이나 체취가 포착되고, 생동감이 넘치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회사명이 결코 허장성세가 아닌 셈이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프리와 파워로, 스트루멘토 넘버 1과 4에 해당한다. 물론 MK II 버전이다. 참고로 스트루멘토는 악기나 도구를 뜻하는 이태리 말이라고 한다. 영어로 번역하면 인스트루멘트다.
우선 두 제품은 외관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정밀 가공한 알루미늄 섀시가 일품이다.
시원시원한 레이아웃에 심플하면서 럭셔리한 피니시는 과연 명품을 생산하는 이태리다운 느낌을 준다.
따지고 보면 페라리, 프라다, 구찌 등이 모두 이태리 출신 아닌가. 이 화려한 목록에 오디아 플라이트를 넣어도 충분하다고 본다.
또 설계상의 흥미로운 점은 전원부쪽이다. 대형 토로이달 하나로 끝내지 않고 전원 트랜스의 성격이나 쓰임새에 따라 여러 개로 나눠서 투입하고 있다.
이를테면 프리를 보면, 75VA급은 메인으로, 25VA급은 컨트롤 보드에, 15VA급은 로직 보드에 연결하고 있다.
파워의 경우도, 150V급을 각각 좌우에 메인으로 넣고, 15VA급을 로직 보드에 넣고 있다. 이런 식의 설계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스피드 때문이다.
빠른 반응과 다이내믹스를 얻기 위해선 스피드가 최우선 과제. 이 부분 때문에 이런 고안이 이뤄진 것이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광대역. 두 제품 모두 대략 1Hz~1MHz를 커버하고 있다.
거기에 입력 신호의 크기에 따라 빠르게 로드하기 때문에 스피커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이고 있다.
말하자면 스피드, 파워, 로드(load) 등 여러 면에서 괄목할 만한 내용과 스펙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파워의 경우, 상급기인 넘버 8(모노 블록 사양)의 노하우를 대폭 이양해서, 깔끔하게 스테레오기로 마무리하고 있다.
당연히 풀 밸런스 회로를 갖췄고, 8오옴에 채널당 250W를 낸다. 그 후, 4오옴에 500W, 2오옴에 900W라는 내용에서 볼 수 있듯, 저 임피던스에도 무척 강하다.
한마디로 울리지 못할 스피커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본 기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포칼의 스칼라 에보, 소스기로는 dCS의 스카를라티를 각각 사용했다.
첫 곡은 라파엘 쿠벨리크가 지휘한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제1악장>. 일단 매우 투명하고, 밝으며, 빠르다.
스케일이 크면서 펀치력이 좋다. 투티에서 재현하는 저역의 양감과 폭발력은 상상 이상으로, 시청실 바닥이 쿵쿵 울릴 정도다.
스피커의 사이즈가 훨씬 커진 듯한 느낌을 준다. 따지고 보면, 스피커 역시 광대역을 추구하고, 다이내믹스가 빼어나다.
그 장점이 본 세트를 만나 멋지게 고양되고 있다. 이어서 존 콜트레인의 . 약간 어둡고, 적절한 땀 냄새가 나야 하는 트랙이다. 한데 그 맛이 제대로 재현되고 있다.
관능적이고 또 마성적인 콜트레인의 색소폰은 무한 질주로 달리고 있고, 엄청난 비트로 쪼개진 드러밍의 광폭한 에너지도 여축 없이 재현된다.
1960년대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생생하고 리얼해서 피가 끓는 듯한 음이 나온다. 당시 광기에 싸인 시대 분위기가 제대로 포착되어, 듣는 와중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보위의 . 기분 좋은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킹에 탄탄한 베이스 그리고 매혹적인 보컬의 어우러짐. 차분하게 듣는 이를 잠식해 나가다가 점차 클라이맥스로 치솟는 과정이 일목요연하다.
중간에 잠깐 나오는 테너색스는 일종의 보너스. 전체 악단이 오소독스하게 잘 엮여져 있고, 일종의 스토리가 멋지게 구성되어 있다.
생동감. 에너지, 풍부한 뉘앙스까지 적절하게 깃들여 요즘 보기 드문 실력기라 평해도 좋을 것 같다.
STRUMENTO No.4 mk2 Stereo Power Amplifier
Specs
Output power per channel Watts RMS @ 8/4/2
Ohm : 250/500/900W Gain : 29 dB
Input sensitivity : 1.41 Volts RMS
Frequency response (1W RMS -3dB) : 0,3 Hz ÷ 1 MHz Slew-Rate (@ 8 Ohm) : > 200 V/µS THD : < 0,05 % S/N Ratio : 110 dB
Input impedance Unbalanced : 7,5 k Ohm Balanced : 7,5 k Ohm Damping factor (@ 8 Ohm) : > 1000 Main voltage AC (50-60Hz) : 100, 110-115, 220-230, 240 V
Stand-by Power consumption : less than 1W
Nominal Power consumption (no signal) : 400W Power consumption (260W RMS @ 8 ohm both channels driven) : 1000W
Dimensions(W x H x D) : 450 x 280 x 500mm
weight : 95kg
STRUMENTO N°1 mk2 Stereo Pre Amplifier
Inputs : 2 balanced XLR and/or unbalanced RCA ; 3 balanced XLR only
Outputs :2 balanced XLR and 1 unbalanced RCA
Gain range : -90 dB / +10 dB Gain resolution : 0.5 dB
Frequency response (1W RMS -3dB) : 1 Hz ÷ 1 MHz
Slew-Rate (@ 8 ohm)/strong>: > 200 V/µS THD : < 0,05 % S/N Ratio : 105 dB
Input impedance : 10pF 15 kOhm balanced or unbalanced
Output impedance : 5 Ohm
Main voltage AC (50-60Hz) : 100, 110-115, 220-230,240 V
Stand-by Power consumption : less than 0,5W
Nominal Power consumption : 90W
Dimensions (W x H x D): 450 x 120 x 450mm
weight :28kg 문의처:(주)다웅 02)587-4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