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력과 초저노이즈, 구동력 3박자를 갖춘
DAC 겸 헤드폰앰프
Questyle CMA40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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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겸 헤드폰앰프 ‘CMA 600i’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중국 퀘스타일(Questyle)에서 그 주니어 모델이라 할 ‘CMA400i’를 출시했다.
크기가 작아지고 무게(2.5kg)도 가벼워졌지만 역시 전류증폭을 채택해서 ’CMA(Current ModeAmplifier)’라는 모델명을 그대로 가져왔다.
전류증폭은 커런트 미러에 트랜스 임피던스 회로를 결합한 소위 ‘트랜스리니어 루프 회로’(TransLinear Loop Circuit. TLC)를 통해 이뤄지며, 트랜지스터 특유의 혼변조왜곡(IMD)을 크게 줄여 리니어하고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CMA 600i’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CMA 400i’에도 첨단DAC과 헤드폰 앰프 기술이 대거 투입됐다.
우선 퓨어 클래스A 전류증폭 모드로 작동하는 앰프회로와 풀 디스크리트회로가 결합, 0.0006%라는 초저왜율을 달성했다.
주파수응답특성은 DC~600kHz(-3dB). 한마디로 착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초광대역 헤드폰 앰프라는 얘기다.
이러한 앰프 회로가 총 4그룹으로 구성, 풀 밸런스 방식으로 두 종류의 헤드폰을 구동한다.
즉, 2그룹은 6.3mm 표준 헤드폰 잭(언밸런스), 다른 2그룹은 4핀 XLR 및 2.5mm헤드폰 잭(밸런스)을 지원하는 것이다.
출력은 언밸런스의경우 32옴에서 980mW, 300옴에서 106mW, 밸런스의 경우32옴에서 3920mW, 300옴에서 418mW를 뿜어낸다.
‘CMA600i’와 비교해보면 고임피던스에서 출력이 50~60%로 줄어들었다.
DAC 기능도 최신 제품답게 막강하다.
특허등록한 ‘TrueDSD’ 기술과 2,3년 전부터 하이엔드 DAC 제작업체들이앞다퉈 채택하고 있는 일본 아세히카세이의 ‘AK4490’ DAC칩을 사용, DSD신호를 PCM으로 변환하지 않는 ‘트루 DSD’를 전달한다.
PCM음원은 USB 입력시 32비트/384kHz(광과 동축은 24비트/192kHz), DSD는 DSD256까지 지원한다.
전면 패널의 스위치를 통해 아날로그 출력(RCA, XLR)을 선택할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경우 ‘CMA 400i’는 외장 DAC 겸 볼륨 조절이 가능한 디지털 프리앰프로 변신한다. ‘CMA 600i’의 경우 이러한 스위치 없이 헤드폰 출력과 프리앰프 출력이 동시에 이뤄졌었다.
그러나 ‘CMA 600i’와 달리 구체적인 아날로그 출력 전압값과 커넥터 브랜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보면, ‘CMA 400i’는 DAC과 헤드폰앰프에 좀더 집중, 자원을 절약한 모델로 보인다.
전원부는 또 어떤가. 노라텔(Noratel)사의 토로이달 전원트랜스를 개조, 10그룹이 넘는 독립적인 전원공급 시스템을 구성했다.
투입 부품 역시 독일 비마와 니치콘 커패시터, 미국 비셰이의 데일(Dale) 군용등급 저항 등 호화롭기 짝이 없다.
오죽했으면 퀘스타일에서 옵션으로 투명 톱 커버를 제공할까.
그만큼 풀밸런스 내부 설계와 호화 부품 투입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외관도 소홀함이 없다. 폭스콘(Foxconn)의 6063 항공등급 알루미늄을 샌드블라스트로 가공한 섀시는 직접 만져보면 표면이 아주 매끄러운데다 퓨어 클래스A로 장시간 구동해도 55℃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정밀한 볼륨 노브와 은은한 앰버 컬러의 LED까지 갈수록 퀘스타일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전용 스탠드에 꽂아 공간도 절약할 수있다.
시청에는 퀘스타일 앰프와 매칭이 좋기로 유명한 오디지(Audeze)의 평판형 헤드폰을 2종 동원했다.
우선 오디지의 ‘LCD-X’를 언밸런스 케이블로 연결해 피에르 불레즈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의 ‘불새’ 중 ‘카세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을 들어봤다.
유닛이 직접 울린다기보다는 음들이 귀 전체를 편안하고 보드랍게 감싸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음수가 많은데다 각 대역간 이음매도 매끈하다. 앰프가 유순하게 오디지 헤드폰을 밀어붙인다는 인상이다.
같은 곡을 오디지의 최상위 모델 ‘LCD-4’와 밸런스 케이블로 연결해 들어봤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조용한 것을 보면 역시 밸런스 출력에서 노이즈 관리가 훨씬 잘 되고 있다.
볼륨을 자꾸 올리고 싶어지는데 이는 음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초저노이즈의 세계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싶어서다.
볼륨을 10% 더 올리니 음의 입자감이 오히려 더 고와지고 사운드스테이지의 깊이감도 더 깊어졌다.
커티스 풀러의 ‘Oscalyso’를 ‘LCD-X’(언밸런스)로 들어보면 재즈 악기들을 일일이 구분해 가상의 무대에 배치하는 해상력과 분해능이 대단하다. DAC성능이 일단 상급이며, 전류증폭 모드의 유려함과 리니어리티가 쉽게 체감된다.
뒤통수 뒤쪽으로 넓게 펼쳐지는 무대의 크기가 압권이다.
‘LCD-4’(밸런스)로 바꿔보니, 드럼을 비롯한 각 악기들의 이미지가 더욱 또렷해지고 색채감이 늘었다.
TV 화면으로 말하면 계조표현력이 늘었다고나 할까. 정숙도와 다이내믹스 자체도 더 늘어나 드럼 솔로의 표현력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해졌다.
로베타 플랙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에서는 머리를 관통하는 무대의 안길이에 현기증이 날 정도. 보컬은 노이즈가 전혀 없이 순수한 목소리만을 전해주며 드럼의 킥사운드는 바로 귀 앞에서 들리는 것처럼 풍압이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순결한 전류증폭의 힘일 것이다. 밸런스 출력으로 바꿔보면 사운드스테이의 깊이감이 한뼘 정도 더 늘어났고 음압 역시 좀더 높아졌다.
귀에다 송풍기를 대고 온풍을 직접 쏘아대는 그런 느낌.
이밖에 ‘CMA 400i’로 정말 여러 곡을 들었다. 어느 곡에 서나 헤드폰의 유닛은 사라지고 연주자만이 느껴졌다.
거추장스러운 그 어떠한 장벽도 없이 오로지 음악만이 존재하는 세계. ‘CMA 400i’는 완벽에 가까운 노이즈 관리를 바탕으로 음원정보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해상력과, 헤드폰의 DNA를 모두 끄집어내는 극한의 구동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