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공간감과 무자극사운드가 인상적인 이어폰
‘누아르(Nuarl)’라는 일본의 이어폰 신생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할 채비를 끝냈다.
‘누아르’는 1998년 설립된 일본의 무역 제조 정보 기업
MTI가 ‘Natural’(자연스러움)과 ‘Neutral’(중립성)을 표방하며 2016년 11월에 론칭한 모바일 제품 브랜드이다.
시청기인 인이어 이어폰 ‘NX01A’는 누아르의 최상위라인업으로 2017년 6월 출시됐다.
Nuarl NX01A
- 문의처: (주)소리샵 02)3272-8584
- 가격 : 123,000원
‘NX01A’는 기본적으로 10mm 직경의 다이나믹형 싱글 드라이버를 채용한 이어폰으로, 재생 주파수 대역이 가청영역대를 훨씬 뛰어넘는 5Hz~70kHz에 달해 누아르 전 모델 중에서 유일하게 일본오디오협회(JAS)로부터 ‘하이 레졸루션(Hi-res)’ 인증을 받았다.
티타늄 합금 증착 다이아프램과 듀얼 챔버가 밀어내는 음압 105dB, 임피던스는 32옴을 보인다. 1.2m짜리 케이블은 은도금 무산소동선을 꽈배기 모양으로 꼬아 단선의 위험을 낮췄고 스트레이트형 3.5mm 금도금3극 미니플러그가 달렸다.
우선 외관과 착용감부터. 유닛(드라이버)을 수납한 유광케이스부터 반짝반짝 빛나는데다 표면이 매끄럽게 마감돼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고급스럽다. 고강도 스테인리스 스틸을 금속분말사출 성형(Metal Injection Molding)한 것이라고 한다. 도금과는 완성도의 차원이 다르다.
약간 묵직한 편이지만 귀에 꽂으면 의외로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노즐이 꺾인 각도와 실리콘 이어팁의 적당한 크기 덕분인지 평소 이어폰을 뱉어내기 일쑤였던 필자의 귀에 거의 완벽히밀착했다.
케이블을 타고 들어오는 마찰음도 전혀 느껴지지않는다.
‘NX01A’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HDSS’(HighDefinition Sound Standard)라는 누아르의 특허받은 음향기술.
저렴한 비용으로 음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하는데, 그 핵심은 인클로저(케이스) 내부 안쪽 끝에 설치한음향모듈 ‘ETL’(Embedded Transmission Line)에 있다.
즉,내부에 미로 모양으로 소릿골을 낸 ETL 모듈을 통해 드라이버 후면에서 발생하는 음파가 자연스럽게 흡수 분산되는 원리다.
결국 드라이버 후면 반사파로 인한 소리 왜곡이나 노이즈를 억제하는 기술인 셈이다.
실제로 필자가 ‘NX01A’를 시청하면서 가장 놀란 것이 뒤통수 뒤로 넓직하게 펼쳐지는 사운드스테이지와 유닛의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정숙도였는데, 이비결이 바로 ‘HDSS’였던 것이다.
유닛이 고막 가까이에 위치하는 인이어 이어폰인데도 사운드가 자극적으로 느껴지지않은 점도 이 ‘HDSS’ 덕분으로 보여진다.
시청 내내 그리 볼륨을 크게 올려도 편안한 사운드가 계속됐다.
대표적인 곡이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부른 ‘Baby PlaysAround’.
필자의 스마트폰(LG V10)에 직결해 주로 타이달(Tidal) 음원을 들었는데 첫인상이 바로 ‘무자극 사운드’였다.
단언컨대 필자가 들었던 이어폰 중 가장 편안한 소리였다.
해상력 또한 발군이어서 오터의 침 넘기는 소리, 입술에 침이 감도는 소리까지 모조리 들렸다.
오랜 시간 들어도 결코 피곤하거나 쏘지 않을 것 같다. 착색이 없고 노이즈 관리가 잘 된 이어폰임이 분명하다.
이어 들은 필립 헤레베헤 지휘, 콜레기움 보칼레 합창의‘바흐 B단조 미사’ 중 ‘Cum Sancto Spiritu’에서는 남녀 합창단원과 각 성부의 위치가 잘 느껴징 정도로 사운드스테이지가 훌륭했다.
음수가 많은 편인데 음 하나하나가 귀에 닿는 촉감이 카스테라처럼 촉촉하고 부드럽다.
음의 표면과 윤곽선이 마치 고정밀 CNC 머신으로 마무리한 것처럼 매끄럽고 선명하다. 유광 스테인리스 케이스를 완전히 빼닮았다.
피에르 불레즈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의 ‘불새’ 중 ‘카세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을 들어보면, 악기들이순식간에 일제히 음들을 터뜨리는 트랜지언트 순간에도 ‘쏘는’ 느낌이 전혀 없다.
강력한 한방이지만 음들이 상쾌하기짝이 없는 것이다. 이 곡에서도 사운드스테이지가 드넓게 펼쳐진다. 대역밸런스는 약간 고역쪽에 특화된 느낌이다.
일부 이어폰처럼 중저역이 도툼하거나 완전 플랫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베릴륨 트위터나 리본 트위터를 단 스피커처럼 고역이 에어리하게 잘 뻗는다는 인상이다.
리 모건의 재즈곡 ‘The Sidewinder’는 ‘NX01A’의 모든 장점이 일시에 쏟아진 곡.
가상의 무대가 머리를 관통하며 홀로그래픽하게 펼쳐지는 모습이 이렇게나 오디오적 쾌감을 선사할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각 악기의 이미지까지 정확히 맺힌다. 자극적이거나 쏘는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렁하거나 마냥 부드럽기만 한 소리도 아니다.
해상력 역시 기대 이상이 어서 연주자들이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들린다.
스피커를 아무리 니어필드로 들어도 좀체 체험할 수 없었던 일이다.
시청이 거의 마무리 된 후에야 ‘NX01A’의가격대를 확인했다.
예상했던 가격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다.
또한 형상기억 이어쿠션과 실리콘 이어팁이 각각 3가지 사이즈로 마련된 점, 귓바퀴에 걸 수 있는 아치형 이어폰 고리가 준비된 점, 휴대성을 높이는 하드타입 케이스가 배려된 점에도 뒤늦게 놀랐다.
커다란 금전적 부담없이 90% 오디오파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이같은 웰메이드 이어폰의 출현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