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파워앰프 MC 275
- 정격출력 75W+75W(4/8/16Ω), 150W(2/4/8Ω)
- 전고조파왜율 0.5%
- S/N비 105dB
- 다이내믹 헤드룸 1.2dB
- 댐핑팩터 22
- 회로구성 유니티 커플 회로
- 모노 브릿지 접속 비대응
- 모노 패러랠 접속 가능
- 정격출력 대역 20Hz ~ 20kHz
- 주파수 응답 20Hz ~ 20kHz(+0,-0.25dB), 20Hz ~ 100kHz(+0, -3dB)
- 크 기 W419×H216×D305(mm)
- 중 량 30.5kg
- 문의처 : 로이코 02-335-0006
지금도 오리지널 상태로 수십 년 이상 현역기로 활약하는 기기를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특정 시점을 기념하면서 전설의 명기를 복원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곤 한다.
매킨토시에서 회사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면서 내 놓은 모노럴 파워 앰프 MC75와 프리앰프 C22가 바로 그런 예이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분 개량을 해 오고 있지만, 오리지널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신제품이 나오고 있는 파워 앰프로는 매킨토시의 MC275가 거의 유일할 것 같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기의 출시 시점을 기념하여 50주년 기념 한정 버전을 내 놓는 기성품 앰프 또한 MC275 말고는 거의 없을 듯하다.
이번에 등장한 MC275 LE는 이 앰프가 처음 등장했던 1961년으로부터 ― 꽤 오래 전에 발표한 글에서 필자는 1963년이라고 잘못 표기한 바 있다.
50년이 되는 해인 2012년에 한정 생산품으로 내 놓은 최신 버전의 MC275이다.
필자로서는 2004년에 MC 275G를 접한 지 꼭 7년 만에 다시 접하는 최신 버전인데, 새로운 LE 버전이 등장함으로써 매킨토시의 카탈로그에는 기존의 신세대 버전인 MC275와 MC275 LE라는 2종의 MC275가 동시에 올라 있는 진기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기존의 신세대 MC275 버전과 비교해 보면, LE 버전은 외관과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버전이 오리지널 모델과 동일한 섀시를 채택하고 있다면, LE 버전은 금도금 섀시를 채택하여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하고 있으며, 크기와 무게에서도 일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 버전이 전면 폭이 405밀리미터, 높이가 216밀리미터, 깊이가 305밀리미터인 반면에, LE 버전은 높이와 깊이는 동일하지만 전면 폭은 546밀리미터로 훨씬 더 넓으며, 기존 버전의 무게가 29.1킬로그램인 반면에, LE 버전은 30.5킬로그램으로 조금 더 무겁다.
그러나 매킨토시 본사와 국내 수입사의 홈페이지에 새로운 LE 버전에 제품 설명이 아직까지 올라와 있지 않은 관계로 이들 버전의 차이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 기회로 미루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처럼 아쉽기 그지없는 상황이지만, 위안을 삼을 만한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990년대 이후의 신세대 버전과 1960년대 초반의 오리지널 버전을 지탱하고 있는 기본 설계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LE 버전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스테레오 LP 초기에 등장한 이래 최신 24/192 파일 재생 시대에 이르는 오디오 기술 50년의 역사를 모두 받아들이고도 남는 오리지널 설계의 위대함을 새로운 LE 버전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MC275 50년 역사를 관통하는 기술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출력 트랜스부터 살펴보면, 이 앰프는 출력 트랜스의 코일로 캐소드 바이어스를 완벽하게 맞추어 내는데, 진공관에 출력 트랜스를 결합한 앰프 중에서 MC275처럼 시그널의 커브가 완벽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특성은 OTL 방식을 채택한 현대의 트랜지스터 앰프와 비교해 보아도 동일한 수준이다.
그리고 소켓과 소켓 사이에 부품을 연결하지 않고, 별도의 기판을 만들어 부품들을 배치하고 있지만, 그 자체에서 서로 유도되거나 간섭하는 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특필할 만한 기술 내용이다.
그렇다면 신세대 MC275 패밀리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는 데 애를 먹였던 오리지널 스피커 단자를 신형 금도금 단자로 바꾸었고, 다양한 프리앰프와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하여 밸런스 입력 단자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리지널 모델에 있었던 험 밸런스와 게인 조정용 노브를 신세대 버전에서는 생략하고 있는데, 이것은 오리지널 모델의 시대에 비하여 오디오 기술이 발전했음을 알려주는 증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 노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히터 전압의 안정성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MC275 LE는 어떤 음향을 들려주는가? 가장 먼저 언급할 것은 LE 버전을 시청하면서 소비 전력이 낮은 1960년대의 고능률 스피커에서 시작하여, 소비 전력이 높은 현대의 스피커까지 움츠리지 않고 여유 있게 구동해 내는 MC275 패밀리의 유전자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매킨토시의 MCD 301 SACD·CD 플레이어,
C2300 진공관 프리앰프, 그리고 B&W의 802 다이아몬드를 조합한 시스템에서 MC275 LE는 오리지널 모델 시절부터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음향 특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련미 넘치는 음향을 들려주었다.
오리지널 시대부터 MC275는 장쾌한 다이내믹과 왜곡 없이 뻗어가는 고역을 소란스럽지 않고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런 특성을 MC275의 장수 비결로 꼽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새로운 LE 버전으로 오면, 이처럼 호방한 음향에 예리함과 절도를 유연한 시각으로 실어올린 모습을 보여 주었다.
B&W 802 다이아몬드와 조합한 시스템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이번 시청에서는 다양한 음량에서도 MC275 패밀리 특유의 광활한 음향 무대와 장쾌한 폭발력을 여유 있게 연출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 음악 내성부를 정연한 표정으로 드러내는 모습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능소능대하게 음악을 연출하는 경지를 가리켜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여기에는 ‘옛것을 본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